별하나

뼈의 노래

달그리매 2007. 8. 6. 14:40
      의 노래 / 문정희
                              


    짧은 것도 빠른 것도 아니었어
    저 산과 저 강이
    여전히 저기 놓여 있잖아
    그 무엇에도
    진실로 운명을 걸어보지 못한 것이 슬플 뿐
    나 아무것도 아니어도 좋아

    냇물에 손이나 좀 담가보다
    멈춰 섰던 일
    맨발 벗고 풍덩 빠지지 못하고
    불같은 소멸을 동경이나 했던 일
    그것이 슬프고 부끄러울 뿐

    독버섯처럼 늘 언어만 화려했어
    달빛에 기도만 무르익었어
    절벽을 난타하는
    폭포처럼 울기만 했어
    인생을 알건 모르건
    외로움의 죄를 대신 져준다면
    이제 그가 나의 종교가 될 거야

    뼛속까지 살 속까지 들어갈 걸 그랬어
    내가 찾는 신이 거기 있는지
    천둥이 있는지, 번개가 있는지
    알고 싶어, 보고 싶어, 만나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