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하나

뜨거운 돌

달그리매 2007. 8. 7. 09:27

    뜨거운 돌

                                         나희덕

     

     

    움켜쥐고 살아온 손바닥을
    가만히 내려놓고 펴 보는 날 있네
    지나온 강물처럼 손금을 들여다보는
    그런 날이 있네
    그러면 내 스무 살 때 쥐어진 돌 하나
    어디로도 굴러가지 못하고
    아직 그 안에 남아 있는 걸 보네
    가투 장소가 적힌 쪽지를 처음 받아들던 날
    그건 종이가 아니라 뜨거운 돌이었네
    누구에게도 그 돌 끝내 던지지 못했네
    한 번도 뜨겁게 끌어안지 못한 이십대
    火傷마저 늙어가기 시작한 삼십대
    던지지 못한 그 돌
    오래된 질문처럼 내 손에 박혀 있네
    그 돌을 손에 쥔 채 세상과 손잡고 살았네
    그 돌을 손에 쥔 채 글을 쓰기도 했네
    문장은 자꾸 걸려 넘어졌지만
    그 뜨거움 벗어나기 위해 글을 쓰던 밤 있었네
    만일 그 돌을 던졌다면, 누군가에게, 그랬다면,
    삶이 좀더 가벼울 수 있었을까
    오히려 그 뜨거움이 온기가 되어
    나를 품어 준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보기도 하네
    오래된 질문처럼 남아 있는 돌 하나
    대답도 할 수 없는데 그 돌 식어 가네
    단 한 번도 흘러 넘치지 못한 화산의 용암처럼
    식어 가는 돌 아직 내 손에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