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하나
단호박 자궁 마경덕 죽을 쑤려고 호박을 자른다 뉴질랜드産 검푸른 단호박 자그만 몸뚱이, 어디에 이런 힘이 들었을까 칼날을 물고 텅, 도마에 머리를 들이 받고 텅, 텅, 쩍, 돌덩이 같은 몸이 열린다 속살이 눈부시다 반으로 잘린 단호박 자궁 호박씨들 우굴우굴 엉겨있다 손을 넣어 끈끈한 호박씨를 긁어낸다 걸쭉한 피가 묻는다 움푹, 구덩이가 드러난다 세 번이나 도굴 당한 내 몸에도 구덩이가 파였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