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감상

봄밤의 회상(추상화) / 이외수

달그리매 2006. 7. 28. 19:37

    (그림 01)
      밤새도록 신문지 같은 빗소리를 한 페이지씩 넘기다가 
      새벽녘에 문득 봄이 떠나가고 있음을 깨달았네

       


      (그림 02)

      내 생에 언제 한 번 꿀벌들 날개 짓 소리

      어지러운 햇빛 아래서 함박웃음 가득 베어 물고

      기념사진 한 장이라도 찍어본 적이 있었던가.

       


      (그림 03)

      돌이켜보면 내 인생의 풍경들은 언제나 흐림

      젊은 날 만개한 벚꽃같이 눈부시던 사랑도

      끝내는 종식되고 말았네

       


      (그림 04)

      모든 기다림 끝에 푸르른 산들이 허물어지고

      온 세상을 절망으로 범람하는 황사바람

      그래도 나는 언제나 펄럭거리고 있었네.

       


      (그림 05)

      이제는 이마 위로 탄식처럼 깊어지는 주름살

      한 사발 막걸리에도 휘청거리는 내리막

      어허,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가 없네.

       


      (그림 06)

      별로 기대할 추억조차 없는 나날 속에서

      올해도 속절없이 봄은 떠나가는데

      무슨 이유로 아직도 나는 밤새도록 혼자 펄럭거리고 있는지를,

       


      (그림 07)

      등꽃 1 제일 먼저 꽃 피는 것도 그대 등뒤에

      제일 나중에 꽃 피는 것도 그대 등뒤에...

       

      흔들림... / 이외수

       


      (그림 08)

      돌아보아, 라고 문득 말하면 어느새 사라지고 없네

      아무튼 쓸쓸한 건 하늘이겠지


      - 시집 /풀꽃 술잔 나비 중에서 

       


      (그림 09)

      바람 불 때 흔들리는 목숨들은

      흔들리는 목숨대로 그만한 그리움을 간직하고 살아가나니

       


      (그림 10)

      양지바른 산비탈 봄날은 깊어

      바람도 없는 한나절 꿀물같이 흐르는 햇살에 허리 적시고

      산벌들 날개소리에도 흔들리는 싸리꽃...


      '그림감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리리즘 - 신용덕 회화展  (0) 2006.07.28
      신윤복(申潤福) / 1758(영조 34 ~ ? )  (0) 2006.07.28
      [스크랩] 홍문도의 수채화  (0) 2006.07.28
      홍문도의 수채화  (0) 2006.07.28
      조선최대의 역작  (0) 2006.0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