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하나

秋日抒情

달그리매 2007. 8. 7. 09:24

    추일서정(秋日抒情)

     

                                      김광균(金光均 )

     

     

     

    낙엽은 폴-란드 망명 정부의 지페(紙 幣 )

    포화(砲火)에 이즈러진

    도룬시(市)의 가을하늘을 생각케 한다.

    길은 한 줄기 넥타이처럼 풀어져

    일광(日光)의 폭포(瀑布) 속으로 사라지고

    조그만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

    새벽 두시의 급행 열차가 들을 달린다 .

    포푸라나무의 근골(筋骨) 사이로

    공장의 지붕은 흰 이빨를 드러낸 채

    한 가닥 꾸부러진 철책(鐵柵)이 바람에 나부끼고

    그 우에 세로팡지로 만든 구름이  하나

    자욱-한 풀벌레 소리 발길로 차며

    호올로 항량한 생각 버릴 곳 없어

    허공에 띄우는 돌팔매 하나

    기울어진 풍경 장막 저 쪽에

    고독한 반원(半圓)을 긋고 잠기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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