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하나

와사등

달그리매 2007. 8. 8. 14:44

    와사등 - 김광균

     

    차단-한 등불이 하나 비인 하늘에 걸려 있다.

    내 호올로 어델 가라는 슬픈 신호냐.

     

    긴- 여름해 황망히 나래를 접고

    늘어선 고층 창백한 묘석같이 황혼에 젖어

    찬란한 야경 무성한 잡초인 양 헝크러진 채

    사념 벙어리 되어 입을 다물다.

     

    피부의 바깥에 스미는 어둠

    낯설은 거리의 아우성 소리

    까닭도 없이 눈물겹고나

     

    공허한 군중의 행렬에 섞이어

    내 어디서 그리 무거운 비애를 지니고 왔기에

    길-게 늘인 그림자 이다지 어두워

     

    내 어디로 어떻게 가라는 슬픈 신호기

    차단-한 등불이 하나 비인 하늘에 걸리어 있다.

     

     

     


     성격 : 주지적, 감각적, 회화적
     제재 : 와사등
     어조 : 애상적이며 암울한 어조, 고독하며 쓸쓸한 애상적 분위기
     주제 : 현대인의 고독감과 불안 의식(우수)
             도시 문명에 대한 현대인의 절망과 비애
     

    구성

    1연

    현대 문명 속에서의 현대인의 방향 감각 상실

    2연

    현대인의 무정향성의 근거 제시

    3연

    도시적 삶을 살아가면서 느끼는 비애(직서적으로 나타남)

    4연

    종말 의식을 갖고 살면서 느끼는 중압감

    5연

    현대인의 방향 감각 상실
     

    표현

     * 시각적, 촉각적 심상 등 감각적으로 표현함(공감각적 심상)
     * 문명 비판적, 현대인의 고독감. 불안 의식, 방향 상실감 등을 감각적으로 형상화
     * 수미 쌍관의 구성법을 사용하여 주제를 부각시킴

     

     

     

    차단-한¹ 등불이 하나 비인 하늘에 걸려 있다.

            └아련하게 비치는 등불의 모습을 연상 → 갈 곳 모르는 현대인의 슬픔 심정을 잘 대변함.

    ¹'차디찬'이란 뜻을 갖는 김광균 특유의 조어. '불빛이 희미한'. 시적 허용

    내 호올로 어델 가라는 슬픈 신호냐.

    → 삭막한 도시 문명 속에서의 현대인의 방황과 고독감을 표현

     

     

     

    긴- 여름 해 황망히 나래를 접고

    → 석양 무렵의 해 떨어진 모습을 새들이 날개를 쩝는 모습으로 표현

    늘어선 고층 창백한 묘석같이 황혼에 젖어

    찬란한 야경 무성한 잡초인 양 헝크러진 채

         └'찬란한 야경'을 '잡초'로 표현한 것은 도시 문명을 가치 없는 잡초에 비유

    사념 벙어리 되어 입을 다물다.

        └관념적 대상을 감각적으로 형상화함.

     

     

     

    피부의 바깥에 스미는 어둠

    └촉각 + 시각[공감각적 심상]

    낯설은 거리의 아우성 소리

    까닭도 없이 눈물겹고나

     

    공허한 군중의 행렬에 섞이어

    내 어디서 그리 무거운 비애를 지니고 왔기에

                                     └'비애'는 사람의 심리를 나타내는 추상적인 어휘인데, 

                                         '무겁다'고 표현함으로써 시적 이미지를 획득하고 있다.

                                         관념을 감각화(시각화)함.

    길- 게 늘인 그림자 이다지 어두워

             └쓸쓸하고 고독한 현대인을 표상

     

     

     

    내 어디로 어떻게 가라는 슬픈 신호기

    차단-한 등불이 하나 비인 하늘에 걸리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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