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하나

물고기 그림자

달그리매 2007. 10. 12. 16:40

      

       물고기 그림자

                                                          황지우

     

       

     맑은 물 아래

     물고기는 간 데 없고

     물고기 그림자들만 모래바닥에 가라앉아 있네

     잡아묵세, 잡아묵세,

     마음이 잠깐 움직이는 사이

     물고기 그림자도 간 곳 없네

     눈 들어 대밭 속을 보니

     초록햇살을 걸러받는 저 깊은 곳,

     뭐랄까, 말하자면 어떤

     神聖같은 것이 거주한다 할까

     바람은 댓잎새 몇 떨어뜨려

     맑은 모래바닥 위

     물고기 그림자들 다시 겹쳐놓고

     고기야, 너도 나타나거라

     안 잡아묵을 텡께, 고기야

     너 쪼까 보자

     맑은 물가 풀잎들이 심란(心亂)하게 흔들리고

     풀잎들 위 풀잎들 그림자, 흔들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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