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 안에서
똥방예의지국
정하운
재경지역에 사는 고향 사람들의 모임인
향우회에 참석하고자 전철을 탔다.
일요일이지만 많은 승객들로
붐비는
열차 안에는 좌석의 부족으로
부득불 입석으로 가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이다.
운이 좋게 좌석을 잡아 앉았더니
칠십이 넘어
보이는 분이 한 쪽 팔에 붕대를 감은 채
서서 갈 요량인지 천장에 매달린 손잡이를 잡으려 하고 계신다.
일단 두리번 거린
다음에 노인장을 좌석에 안내하고 일어나서
다시 한 번 둘러보니 오십을 갓 넘은 내가 가장 늙은 셈이다.
대충 어린 분들께서
다리를 꼬고 앉아서 맞은 편을 보던지
아니면 각자의 신앙에 맞추어 기도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 삼십 년전만해도 지금의 내
나이의 분들에게도
자연스럽게 자리를 양보하지 않았던가!
허허!
저 자리에 조는 듯이 앉아 있는
훌륭하고 거룩하게
생기신 분들이
바로 우리의 자제분들이 아니겠는가?
허허허!
왠지 입안이 씁쓸하다.
석간세이(石間洗耳)를
일삼던
옛 선비의 흉내를 내어
냇가의 모래로 이를 닦던지 해야 할
판이다.
쩝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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