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거래 / 정하해
감나무 아래 칠월 싸늘하다
날아오른 가지마다 하늘 묻어있고
잎들은 나를 저미는데
푸른 피가 흐르는 건 껍질 들이다
그가 나를 업는다 키를 함께한 생감들
한생을 빠져나온 듯 고요하다
땡감처럼 더딘 내 꼭지 욱신거린다
제대로 무르는 것보다 오그라드는 일
언제나 먼저였어 그것이 궁금해
여름의 솔기 다 뜯어버릴 때 있었지
누가 발라먹는 지 그걸 밝혀낼 수 있다면
저것의 애첩으로 들어가 살아보는 것
밑지는 거래는 아닐 것 같은데
감의 씨앗처럼 다른 몸 하나 받을 수 있음
한세월 다시 익어보는 것이고,
그가 심하게 요동 친다
발 아래 떨어지는 숱한 내가 터진다
詩作노트
무지 더운 날 내가 자꾸 짓무른다 허공에 즐비한 생감들 살아있는 무덤 같아 감나무의 내세를
열어본 것이 탈이었다 기어이 내가 곪아버리고 칠월은 그렇게 저들을 데리고 질러갔다
2004, 시안 가을호